[스토리 인터뷰] 우리 동네 안전 지킴이를 자처하는 <메트로타워 예미지 녹색 부모회> ‘구래동의 홍반장’이라 불리는 최지영회장을 만나다김포투데이에서 “위험에 처한 등굣길 아이들! 이대로 괜찮은가?”(2024년 7월 22일)기사가 나간 이후 많은 시민분들이 어린이 통학로 안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본지에 감사함을 전해왔다. 또한 자발적으로 안전지킴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메트로타워 예미지 녹색 부모회>의 활동에 큰 관심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전통으로 품앗이, 두레와 같은 공동체 문화가 있다. 기자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이웃간 담장은 높지 않았다. 집앞 논과 밭은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놀이터였고 이웃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농촌공동체 붕괴와 도시 집중화는 경쟁 사회로 내몰린 사람들을 파편화 시켰다. 도시 문명의 이기라 할 수 있는 아파트는 파편화된 사람들에게 편리함은 가져다 주었지만 이웃 간 단절을 가져왔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공동체란 단어가 요즘 다시 회자되고 있다. 공동체란 어원의 의미를 몰라서가 아니라 공동체가 존재할 것 같지않은 현대인의 삶 속에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함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의 복원이 일어나는 곳이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메트로타워 예미지 녹색 부모회> ‘구래동의 홍반장’이라 불리는 최지영회장을 만나보았다.
Q. 회장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메트로타워 예미지 녹색 부모회>의 회장을 맡고 있고, 솔터 초등학교에 1학년, 4학년 아이를 보내고 있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대학 때는 유아교육을 전공하여 교사로 13년을 근무했으며 지금은 아이들을 키우느라 일을 쉬고 있어요. 하지만 제 전공을 살려 재능기부를 하고 싶어 작년부터 솔터 초등학교 내 <솔빛 도서관 학부모회>에서 그림책 읽어주기, 책 시식회, 꽃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도서관 행사에 2년째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학교에서 학부모가 참여 할 수 있는 급식 검수와 급식 모니터링, 생존 수영 명예교사 봉사, 학교 앞 녹색 캠페인 지원, 학교 여러 행사 지원 등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메트로타워 예미지 아이들의 위험한 등굣길 현실을 깨닫고, 올해 초부터는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함께 하고 있고요. 녹색 깃발을 흔들며 전자 호루라기를 불며 위험한 차량을 막고, “학교에 잘 다녀와”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하는, 여기 번쩍! 저기 번쩍! 어디에나 있는 ‘구래동의 홍반장’이기도 합니다.
Q. 자발적인 교통안전 지킴이 모임이 시작된 배경 설명 좀 부탁 드립니다. 김포 구래동에 위치한 메트로타워 예미지 아파트의 아이들은 마산동에 위치한 솔터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아이들의 걸음거리로 10분 정도의 거리이나, 신호등을 4번이나 건너야 하고 기다리는 시간까지 하면 총 15분~20분이 소요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큰 문제점은 첫 번째 건너는 건널목이 7차선 사거리로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아이들이 무방비로 놓여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작년에는 등교하던 예미지 아이가 신호를 지키지 않고 우회전하는 마을버스에 치일 뻔한 아찔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저는 메트로타워 예미지에 입주한 지 4년차로, 2021년 입주한 첫 해 저희 첫째가 1학년으로 입학하였고, 그때는 솔터초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2024년 올해 저희 둘째가 1학년으로 입학하게 되었고, 솔터초에 다니는 메트로타워 예미지 아이들의 숫자가 확 늘어났습니다. 솔터 초등학교 전교생의 수가 1100명인데 메트로타워 예미지 아이들과 바로 옆 아파트인 호반 3차 아이들까지 합치면 300여명으로 전교생의 1/4의 인원이 되었고, 매년 교통안전 시니어 지원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스쿨존이 아니라는 이유로 매번 무산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초 솔터 초등학교 대의원회 때 <메트로타워 예미지 시니어 지원> 안건을 내었고, 그 결과는 “스쿨존이 아니어서 해 줄 것이 없다.”라는 대답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가지 않는 횡단보도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고, 같은 아파트 입주민이면서 솔터초 1학년 아이 아버님이 <메트로타워 예미지 녹색 부모회>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끔찍한 사고가 나기 전에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메트로타워 예미지 입주민이 모여 현재 40명 이상의 회원분들이 들어와 계십니다. Q. 모임 회원분들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 소개 부탁 드립니다. <메트로타워 예미지 녹색 부모회>의 가장 큰 기본 활동은 등굣길 안전지도입니다. 활동 시간은 8시 20분~50분으로, 30분 동안 하고 있으며, 매일 2~3명의 회원분들이 당번을 정해 예미지 사거리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지도중입니다. 초록불 아이들의 보행 신호등이 켜지면 녹색 부모님이 깃발을 내려 차량을 막고, 전자 호루라기를 불어 아이들에게 건너도 된다는 신호를 줍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건너가고요. 하지만 그 모든 상황을 보았음에도 거칠게 횡단보도로 밀고 들어와 엑셀을 밟으면서 무시하고 가는 차량으로 인하여 우리 모두는 매일매일 사고의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학교에 지각을 할 거 같아 불안했던 초등 저학년 3명의 아이들이 초록불이 켜지자마자 달려나갔고, 모든 통제 신호를 무시하고 전속력으로 달려가던 차에 3명 모두 치일뻔한 아찔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 cctv를 확보 중에 있고, 확보가 되는 즉시 신고할 예정입니다.
30분의 짧은 활동 시간 동안 이렇게 지나가는 차량이 5~6대씩 되고, 아이들은 정말 무방비 상태입니다. 초록 불이 켜지면 바로 달려가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계속 천천히 가자 안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른들이 당연히 지켜야 할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음에 큰 분노와 무기력감을 느낍니다. 그런 차량 외에 자전거, 전동 킥보드의 속도도 너무 빠르고, 또한 항상 아이들과의 충동위험이 있어 2학기에는 <자전거, 전동 킥보드 안전캠페인>을 할 예정이며, 내려와서 직접 끌고 갈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갈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는 경기도 평생 교육진흥원에서 공모한 <2024 참여로 바꾸는 우리 마을> 사업에 선정되어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가지 않는 횡단보도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총 9회 모임 중 4회까지 마무리하였고, 5회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모임을 할 때마다 집단지성이라고, 그 동안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의견들이 나와서 점점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생각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큰 의미가 되더라고요. Q. 메트로타워 예미지 입주민들과 모임에 참여하고 계신 회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처음 모임을 만들었을 때는 당연히 솔터초에 보내고 있는 부모님들만 관심을 보일 거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솔터초에 다니는 아이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들어오셔서 안전 지도를 해 주시는 분, 단지 내에서 빵집을 하셔서 아침에 녹색을 서고 가면 시원한 커피를 제공해 주시는 분, 녹색을 서느라 고생하신다고 넥쿨러를 구매하셔서 선물로 나누어 주시는 분, 아이 등원 알람을 맞춰놓고 일찍 나오셔서 안전 지도를 해 주시는 어머님들, 월차 내고 서 주시는 분, 지도 후 회사로 달려가시는 분, 응원과 댓글로 힘을 낼 수 있게 해 주시는 분, 그 분들이 함께 모여 큰 힘을 보태주셨고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너무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료 봉사로 이렇게 메트로타워 예미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마을 공동체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Q. 김포시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행법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은 초등학교 등의 장이 지자체에 신청을 하고 지자체 단체장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경찰과 협의하여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해요. 신도시의 경우 도로 폭이 넓고 아파트 단지와 배정받은 학교 사이의 거리가 먼 경우가 있어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받지 못한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고요. 그 사각지대가 바로 메트로타워 예미지와 호반 3차 아파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솔터초 교장 선생님, 김포시장님, 경찰분들이 직접 나오셔서 예미지 사거리 어린이 통행량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통해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이 좀 더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 부탁 드립니다. 이미 우리는 너무도 많은, 막을 수 있었던 여러 사건들을 경험했고, 어른들이 미리 해 주지 못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 후회와 상처로 남은 기억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끔찍한 사고 후의 대처는 이미 늦습니다. 사고가 나기 전에 바꿀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해 주세요.
Q. 마지막으로 향후 모임의 활동 계획과 목표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2학기에도 메트로타워 예미지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녹색 부모님의 안전 지도를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 외에 교차로가 커서 인원이 부족하므로 시니어 안전 도우미의 추가적인 지원이 절실하고요,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할 것은 제도적인 안전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메트로타워 예미지 녹색 부모회>는 앞으로도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속도제한 카메라 설치, 고원식 교차로화, 동시신호 설치 등의 장치 마련을 위해 관계 기관 및 학교 측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겠습니다.
4학년 딸 아이가 얼마 전에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엄마한테 고마워. 요즘 학교에서 지역 문제나 지역의 문제에 대해 주민이 참여하는 그런 내용을 배우고 있어. 나는 그걸 처음 배우는데 서명운동이나 주민참여, 회의 이런 것들을 옆에서 계속 보니까 너무 쉬운거야. 엄마 열심히 해!” 아이들에게 너희들을 위해 우리가 이렇게 노력을 하고 발로 뛰었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라고 말할 수 있게,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저작권자 ⓒ 김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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