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몇 번의 칼럼을 통해 ‘네트워킹’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수년간 한국과 미국 커리어 센터에서 일하며 관찰한 바, 미국에서 네트워킹은 한국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겨진다. 미국에서 네트워킹은 단순한 친목 도모가 아니다. ‘네트워킹’은 보통 ‘커리어 네트워킹(Career Networking)’의 줄임말로 쓰이며, 진로 개발과 커리어 성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유지하려는 활동을 말한다. 실제로 미국 내 취업·이직의 70% 이상이 네트워킹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통계도 있다.
미국에서 네트워킹이 강조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네트워킹 역량은 곧 커뮤니케이션 역량으로 평가된다. 미국 커리어 센터에서 일하며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였다. 학과별 행사, 국제학생을 위한 행사, 재학생과 졸업생의 네트워킹 행사 등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업계 종사자 및 졸업생들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많은 셈이다.
내가 근무하는 대학에도 졸업생들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자체 네트워킹 플랫폼이 있다. 이 플랫폼은 졸업생과의 연결을 통해 인턴십이나 취업 기회를 얻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네트워킹을 통해 추천서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현직자와의 대화를 통해 생생한 업계 정보를 얻거나 새로운 기회를 소개받기도 한다. 그만큼 기업들도 네트워킹 능력을 갖춘 사람을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관계 형성에 능한 인재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미국 채용 구조 자체가 네트워킹 기반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70% 정도의 미국회사들은 ‘추천인 보너스(Referral Bonus)’ 제도를 운영한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회사에 근무 중인데, 친구를 추천해 입사하게 되면 나에게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이르는 보너스가 지급된다. 추천 제도를 지인 찬스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를 신뢰 기반 채용 시스템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채용 지원 시 추천인 항목이 비어 있으면 오히려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졸업생이나 지인을 통해 추천인을 확보하는 활동 자체가 하나의 전략적인 네트워킹으로 작동한다.
요즘은 인도나 중국 출신의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이런 정보 공유와 추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네트워킹 기반의 정보 연결이 약한 편이라는 인식도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분야별 커뮤니티나 온라인 네트워크가 조금씩 생겨나는 분위기다. 네트워킹이라는 활동이 때로는 부담스럽고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효과적인 네트워킹은 단순한 관계 맺기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과적으로는 장기적인 커리어 성장에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다음 글에서는 “그렇다면 네트워킹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다루도록 하겠다.
칼럼니스트 소개)
현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Career Development Manager, 겸임교수
전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조교수, 커리어개발센터장
전 미국 HR 회사 Recruiting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