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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훈의 현장] 김포의 밤은 공평하지 않았다…손전등에 의존하는 면 지역 농로

밝은 신도시 뒤편에 남은 어둠, 김포 농로의 밤길은 여전히 시민의 감각에 맡겨져 있다

박세훈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6/05/0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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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훈의 현장] 김포의 밤은 공평하지 않았다…손전등에 의존하는 면 지역 농로
밝은 신도시 뒤편에 남은 어둠, 김포 농로의 밤길은 여전히 시민의 감각에 맡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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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0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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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로 불린다.

 

한쪽에는 빽빽한 아파트 단지와 밝은 가로등이 이어지는 신도시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전통적인 농촌의 모습이 남아 있는 읍·면 지역이 공존한다. 그러나 같은 도시 안에서도 ‘밤의 환경’은 전혀 다른 수준이다.

 

특히 5개 읍·면 가운데 면 단위 지역의 농로는 해가 지는 순간 전혀 다른 공간이 된다. 초저녁만 되어도 주변은 빠르게 어둠에 잠기고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몇 미터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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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찾은 현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구간은 수백 미터를 이동하는 동안 가로등을 한두 개 정도 마주치는 수준에 그쳤다. 가로등이 비추는 짧은 구간을 지나면 다시 완전한 어둠이 이어졌고 그 사이 구간에서는 눈이 어둠에 적응하기 전까지 방향 감각조차 흐려질 정도였다.

 

이 같은 환경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일상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 과거에는 저녁 식사 후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산책이나 이웃 간 왕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외출을 하려면 손전등이나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야 하고 그마저도 위험 부담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주민은 “운동 삼아 저녁에 조금 걸으려고 해도 너무 어두워서 나가기가 겁난다”며 “특히 비라도 오는 날이면 바닥 상태도 잘 안 보여 더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 상황이 단순히 ‘사람이 적은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면 단위 지역이라고 해서 밤에 이동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면 지역은 전통적으로 노령 인구 비중이 높은 곳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5도2촌’ 생활 방식 확산과 주말농장 이용 증가, 귀농·귀촌 인구 유입까지 더해지면서 주말이나 휴일에는 외부 유입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면 지역에는 공단이 밀집해 있어 외국인 근로자들의 늦은 시간 이동도 잦다. 이들은 야근을 마치고 늦은 시간 농로를 따라 숙소로 이동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어두운 길을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로등이 부족한 환경에서 차량과 보행자가 구분 없이 같은 길을 이용하다 보니 서로를 인지하지 못하는 위험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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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양촌읍과 통진읍 일대 일부 농로는 수로를 따라 형성된 구간이 많아 위험성이 더 크다. 퇴근 시간대에는 차량 통행이 꾸준히 이어지지만 정작 조명은 충분하지 않아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양촌읍에서 강화군으로 출퇴근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퇴근 시간이 늦어지면 농로를 지나야 하는데 가로등이 거의 없어 긴장을 많이 하게 된다”며 “사람이 길가에 서 있어도 가까이 가기 전까지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항상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라도 오는 날이면 더 위험해서 사실상 ‘감으로 운전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만난 또 다른 면 지역 주민의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월곶면에 본가가 있어 주말마다 방문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해가 지고 나면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워진다”며 “익숙한 길이라도 잘 보이지 않아 순간적으로 놀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장의 인식도 비슷했다. 월곶면에서 이장으로 재직 중인 한 주민은 “농로는 원래 차량과 사람이 같이 쓰는 길인데 지금처럼 어두운 상태에서는 사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익숙한 길이라도 밤에는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어르신들이나 외지에서 온 분들은 더 위험할 수밖에 없어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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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재 농로 환경은 보행자뿐 아니라 운전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차가 바로 앞까지 와서야 사람을 알아본다”는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들린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 언제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주말농장을 이용하러 왔다는 구래동 거주자 백지선씨는 “가족과 함께 왔다가 해 질 무렵이 되면 이동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도시에서는 당연했던 가로등 하나가 이렇게 절실한지 몰랐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의 문제는 ‘지역 간 격차’와 ‘변화된 이용 형태’를 행정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신도시는 지속적으로 정비되고 있지만 면 지역 농로는 여전히 최소한의 조명조차 갖추지 못한 구간이 적지 않다.

 

물론 모든 농로에 가로등을 설치하는 데에는 예산과 관리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따를 수 있다. 그러나 위험 구간 중심의 선택적 조명 설치, 태양광 가로등 도입, 반사 표지 및 노면 표시 보강 등 현실적인 대안은 충분히 존재한다.

 

도시는 ‘어디까지 개발됐느냐’보다 ‘누구까지 안전하게 보호하느냐’로 평가받는다. 지금 김포의 일부 면 지역은 여전히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어둠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위험까지 방치할 이유는 없다. 같은 김포 안에서 누군가는 밝은 길을 걷고 누군가는 손전등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 이제는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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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양시민 2026/05/09 [17:54] 수정 | 삭제
  • 동의합니다. 세금을 필요한곳에 잘 쓰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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