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입춘첩을 붙이는 날도 추워서 바깥출입이 망설여질 때가 많았으니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일이면 명색이 입추인데 이렇게 지독한 가마솥더위와 열대야에 시달리는 게 맞나 싶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입추부터 입동 전까지가 가을이나, 그렇더라도 말복이 입추보다 일주일이나 뒤에 있으니 그러려니 해야겠지요.
기록에 의하면 화성 축조 공사가 한창이던 때에 정조대왕께서는 불볕더위에 고생하는 인부들을 위해 요즘으로 치면 온열질환 치료제라 할 수 있는 척서단(滌暑丹) 4,000정을 지어 내리고, 이와 함께 영양 보충제인 제중단도 하사했다고 합니다. 또한, 폭염이 심한 날은 잠시 노역을 중단하도록 했다니 요즘의 행정 서비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엔 횡단보도 대기 지점에 햇빛 가리개를 설치하고 꽁꽁 언 얼음물을 무료로 나누어 주고, 마을회관 등을 활용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노약자분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더위에 막힌 숨을 더 가쁘게 합니다.
어쨌든 더위야 계속되겠지만 입추라는 말만 들어도 희망이 생기고 더 버틸 수 있는 기운이 나지 않나요?
이제, 길어야 보름 남짓... 제깟 게 언제까지 머물 수는 없겠지요.
오늘도 힘차게 더위에 맞서 봅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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